이란에서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타이베이 남부에 위치한 공관 (公館) 이라는 버스정류장.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이곳에 내린 이유는 대만 최고의 대학인 국립대만대학 (國立臺灣大學)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서울대와 함께 일제강점기때 구 제국대학에 함께 속해있기도 했던 곳. 아무튼 학문을 하고 있는 나이다 보니 새로운 지역에 방문하면 그곳의 대학은 방문해보는 편이기도 한데다, 대만인 친구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해서 이번 방문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어긋나서 친구가 대만으로 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볼만한 곳을 보내줘서 셀프투어를 하게 되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이란에서 출발했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 출발할 경유 지하철 공관역을 이용해서 편하게 방문할 수도 있다. 지하철을 타고 역에서 ..
사람들이 대만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백, 혹은 수만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는 대만이 위스키로 유명한 국가라는 것. 과거부터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인 만큼, 고급 위스키를 저렴하게 득템할 수 있는 것으로 한국의 주당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행지이다. 대만 자체적으로도 위스키를 생산하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카발란 (Kavalan)의 증류소를 찾아가보았다. 2018년 실크로드 여행 당시 마지막 인천공항 입국면세점에서 샀던 술이 카발란 위스키였는데, 대만에서 이런 좋은 위스키를 생산한다는 사실에 놀랐었는데, 결국 증류소를 직접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타이베이에서 거리가 있는 이란 (宜蘭)이라는 소도시에 위치해 있기에, 당일치기 방문을 위해서는 반나절 이상 시간을 투자..
부모님을 보내고 혼자 남겨진 나는 단수이 (淡水)에 가보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한 지역. 여기는 서양식 건축물들이 많이 남겨져 있는데, 강 하구에 위치한 덕에 항구가 위치한 덕에 대만에서 서양과의 교류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동남아를 여행하게 되면 서양 문물이 처음 들어와 붉은 벽돌로 된 이국적인 건물들이 즐비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만에서도 동서양의 조우가 시작되는 곳은 어떨지 궁금했다. 단수이는 타이베이를 벗어난 위성도시인 신베이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을 타고 꽤 멀리 이동해야 하는 곳에 있었다. 타이베이 지하철역에서 레드라인을 타고 종점까지 이동해야 한다. 40분 정도 이동했고, 모든 노선이 단수이 종점까지 운행하는 게 아니라 안내판을 확..
셋째날 아침, 호텔 조식 대신 대만인들이 먹는 아침식사를 경험해보기로 결정했다. 외식문화가 발달한 대만답게 아침식사부터 밖에서 해결하기 쉬운 이곳, 사람들이 흔히 먹은 요우티아오 (油條)와 또우장 (豆漿)을 먹어보기로 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 기름에 튀긴 요우티아오는 단맛을 뺀 꽈배기와 같은 느낌이 나고, 또우장 또한 단맛 뺀 따뜻한 두유이다. 현지인들의 음식을 사러 밖으로 나왔다. 물론 아침식사가 얼마나 특별하겠나만, 외국인 관광객으로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유명한 곳을 고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특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니 더더욱. 시먼딩에서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집인 용허또우장 (永和豆漿)을 찾아서 들어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이미 사람들이 줄서서 음식을 주문..
2023년 12월 23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북극 항로를 통해 서쪽으로 가는 경로가 아닌 유럽을 경유하는 경로가 되었다. 연말 극성수기이다 보니 괜찮은 표를 구하기 어려웠고, 겨우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경유하여 인천공항으로 들어가는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다. 이것도 미리미리 준비해서 3월경에 겨우 마련했던 표이다. 유나이티드 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구매한 표. 시카고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유나이티드의 UA907편을 이용하고, 독일에서 8시간 경유한 후 서울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의 OZ542편을 이용하는 여정이었다. 항공 탑승기는 따로 올릴 예정. 아무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 도시를 한번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미국이 장거리 여객열차는 하루에 몇 편 다니는 암트랙이 전부인 곳이긴 하지만,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건설되어 있는 철도는 어마어마하게 길다. 그 선로를 따라 지나다니는 길이가 마일 단위인 화물열차를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런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화물을 실어나르기 위해 거대한 기관차들이 제작되는 건 당연한 이치. 물론 수많은 기관차가 있지만, 그 중 아마 가장 유명한 것은 1940년대에 생산된 증기기관차인 빅 보이 (Big Boy)일 것이다. 미국의 철도회사 중 하나인 유니언 퍼시픽 소속의 이 기관차는, 일반적인 기관차보다도 훨씬 거대하고 비행기의 크기에 비견될 정도의 몸집을 자랑한다. 게다가 요즘은 보기 힘든 증기기관차이니, 이 차량 하나가 얼마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는 자명하다. 과거에는 여러 대..
주말에 짬을 내어 당일치기로 나들이를 가보았다. 이번 목적지는 일리노이 주 중앙에 있는 작은 도시 스프링필드. 별 볼일 없는 도시인 것 같지만, 나름 일리노이의 주도가 위치한 중요한 곳이다. 아무래도 시카고가 일리노이의 북동쪽에 치우쳐져 있다 보니 주 전체에서 접근이 용이한 지역을 주도로 선정했겠지만, 이 지역은 다운스테이트 일리노이 (Downstate Illinois)에 위치해 있는다. 일리노이주가 시카고의 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옥수수밭이 드넓게 펼쳐진 농촌지대가 대부분이다 보니 분위기 자체가 많이 다르다. 특히 이 주도인 스프링필드는 시카고보다도 세인트루이스와 더 가까울 정도이니... 차를 길가에 세우고 길을 둘러보았다. 미국 중부의 소도시는 대부분 주말에는 다운타운에 노상주차가 무료이기 때문에, ..
스펀 관광을 마친 후 바로 관광버스로 이동했다. 다음 목적지인 진과스 (金瓜石). 이름부터가 생소해서 원래 개별여행을 고민했을 때에는 딱히 가려고 하지 않았던 곳이지만, 예스진지 투어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아무튼 가봐야지. 스펀에서 진과스/지우펀까지 개별이동한다면 기차를 타고 루이팡으로 간 후 거기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되긴 한다. 그런데... 배차간격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버스와 기차인지라 한꺼번에 둘다 가려면 그냥 예스진지 투어를 하는 게 훨씬 낫다. 과거에 금광이 있어서 번성하던 마을인 진과스. 그 때문인지 지명에도 금이 붙어있다. 지금은 더 이상 광산으로 쓰이지는 않고 관광지로나 명맥을 유지하는 느낌. 예스진지 투어를 하게 되면 보통 광부도시락을 먼저 먹고, 그 다음 자유시간을 조금 가지게 될 것이..
한국인들이 타이베이에 방문하면 꼭 해야 하는 근교 투어. 조금 더 자유로운 여행을 추구하는 나이지만,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이번은 다르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코스를 어떻게 결정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대도시인 타이베이를 둘러보는 동시에 대만의 아름다움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예스진지를 다녀보기로 결정했다. 예스진지는 가이드 투어도 가능하고 개별로도 갈 수 있는데, 이는 본인의 여행 스타일에 맞추면 된다. 특히 사람에 따라 바위에 불과한(?) 예류를 빼고 싶으면 투어 대신 직접 대중교통으로 스펀과 지우펀만 가볼 수도 있고, 이렇게 가면 지우펀에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할 수도 있다. 지우펀과 진과스에서 더 넘어가서 황금폭포 등 다른 것들을 보는 데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고. 타이베이에서 지우..
체크인을 하고 바로 타이베이 101부터 가보기로 했다. 사실 전망대에 돈 쓰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가족과 여행했는데 그런 게 중요하랴. 이 참에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는데... 아무튼 여기는 시먼딩에서 지하철로 편하게 갈 수 있다. 한번 갈아타야 되는데, 시먼딩에서 녹색의 송산-신뎬선을 타고 중정기념관역에서 빨간색 단수이-신이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중정기념관역은 각 노선이 플랫폼의 양쪽에서 운행하고 있어서 환승은 매우 편리했다. 왠지 모르게 두 노선의 열차 도착시간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도 들었고. 아무튼 타이베이 101의 입장료는 600NTD, 한화 약 25000원. 보통 KKday와 같은 여행 사이트에서 미리 예매해서 가는 편이 대부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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