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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 일주일 정도의 짧은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멀리 가기는 애매한 기간이지만, 그래도 어디라도 도 가기에는 충분하다. 어디를 다녀올지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계속 남미와 영국 등을 다닌 덕에 오히려 미국 여행 경험이 부족한 나로서 이번에는 미국, 혹은 캐나다를 가보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특히 여름 휴가지로 유명한 미시간을 거쳐 캐나다로 가는 계획은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장거리 로드트립에 대한 부담감, 생각보다 훨씬 비싼 숙박비 등으로 인해 금세 단념하게 되었다. 암트랙을 타고 캘리포니아로 가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결국 더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중남미로 다시 향하게 되었다.

 

 

여행 1-2주 전이었기 때문에 항공권을 알아보는 것부터 일이었다. 멀지 않은 거리라 마일리지를 이용하는 것도 그렇게 가성비가 좋지 않았고, 저렴한 표를 구할 수 있을지 찾아보았다. 다행히 저렴한 표가 조금 보여서, 시카고에서 툴룸으로 향하는 유나이티드의 편도 표와 칸쿤에서 시카고로 돌아오는 편도 표를 총액 $250 정도로 구매할 수 있었다. 멕시코시티나 그 주변 지역이 조금 더 끌리기는 했으나, 여기는 $400 이상은 돈을 줘야 하더라. 뭐, 나중에 따지고 보니 물가 비싼 유카탄 대신 타 지역을 여행했으면 오히려 돈이 덜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여행 경로

 

티켓을 구매한 후 어디를 갈지 고민해 보았다. 칸쿤 자체는 워낙 미국인들의 호텔 휴양을 위한 곳이다 보니 그렇게 끌리지는 않았고, 대신 그 외의 주변 지역 위주로 다녀보기로 했다.

 

툴룸 근교의 도스 오호스 (Dos ojos) 세노테

 

첫 도착지인 툴룸 (Tulum) 자체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마야 유적도 존재하고 동굴 속 천연 수영장인 세노테가 유명해서 인기있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몇박을 해보기로 했다. 특히 세노테, 예전에 한창 봤던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회동굴에 물이 차서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내는 모습에 감탄하여 언젠가는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그 후, 남쪽 벨리즈 국경 근처의 바칼라르 (Bacalar)도 <서진이네> 촬영지로 한국인들에게 알려져 있어 궁금했다. 바칼라르는 해변이나 세노테로 유명한 유카탄의 타 지역과는 달리 호수에서 보트 투어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메인 포인트인 관광지이다. 툴룸에서도 2-3시간 정도 남쪽으로 가야 할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나 싶어 목적지에 포함했다.

 

출처: yes24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메리다 (Mérida)는 좀더 역사가 있는 도시라 좀더 멕시코스러운 모습을 보기를 기대했으며, 멕시코 한인의 역사가 시작되기도 한 곳이어서 방문해보기로 했다. 군 복무 시절 읽었던 김영하 작가의 <검은 꽃>에서 멕시코로 이주하여 애니깽 농장에서 생존해내는 한인들의 처절한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는데, 여기서 메리다는 반드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본래 계획은 메리다에서 칸쿤으로 가는 길에 치첸잇사도 들르는 것이었는데... 결국 실제 여행을 할 때 시간의 문제로 포기했었다.


시카고 그레이하운드 터미널

 

여행 당일, 오헤어 공항에서 오전 9시쯤 출발하는 항공편이다. 버스를 타고 시카고 다운타운으로 도착했다. 여기서 블루라인 지하철을 타고 오헤어 공항까지 가야 한다. 그냥 다음부터는 주차비를 좀더 내더라도 맘 편하게 차 끌고 가는 걸 고려해봐야겠다.

 

오헤어 공항 1터미널

 

휴가철이다 보니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이 혼잡했다. 작년에 애틀란타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쳤던 악몽이 떠올랐으나, 다행히 보안검색은 금방 끝나서 출발 시간 한참 전에 탑승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오헤어 공항 유나이티드 클럽 라운지

 

시간도 남았고 마침 라운지 입장권이 남아있어, 유나이티드 클럽 라운지에서 시간을 잠시 보냈다. 아침이라 먹을 것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편하게 앉아있기엔 좋았다. 여기도 휴가철을 맞아 들떠있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툴룸행 UA1950

 

시간이 되고,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탑승구로 왔다. 나 빼고 전부 미국인인 것만 같았다. 애초에 유카탄 반도 동부 해안가, 특히 칸쿤에서 툴룸에 이르는 리비에라 마야 (Riviera Maya) 지역이 미국인들의 관광 수요로 먹고 사는 동네이긴 하니...

 

 

툴룸 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

 

내가 탑승한 B737-900ER. 개항한 지 얼마 안된 새로운 공항이라 그런지 주변 지역은 전혀 개발되지 않았으며, 착륙 직전까지 창밖으로는 정글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공항이 등장하며 비행기는 툴룸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을 할 수 있었다. 광활한 평지가 농지로도 쓰이지 않고 나무만 빽빽하게 자라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툴룸 국제공항 입국장

 

신공항이라 시설이 상당히 쾌적했다. 취항 항공사가 칸쿤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입국심사도 순식간에 끝났다. 유카탄 지역을 여행하고자 하는데 칸쿤을 들르지 않는다면 툴룸 공항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툴룸 국제공항 터미널

 

신공항이다 보니 정보가 없어서 걱정했으나, 내부에 편의시설이 다 갖춰져 있으며 환전 또한 가능했다. 공항에서 주기적으로 툴룸 시내로 가는 ADO 버스가 운행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시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본격적인 멕시코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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