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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4. - 28. 터키 이스탄불 (2)
왠지 모르게 남아있는 사진이 별로 없다...
터키를 떠나기 전날, 일단 여태까지 안 갔던 아야소피아와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를 가기로 했다. 둘은 서로 으르렁대듯이 마주보고 있는데 기독교와 이슬람이 저로 자신을 과시하면서 싸우는 듯한 모양새라 참 인상적이었다. 최근에 에르도안이 아야소피아를 다시 이슬람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긴 했지만. 우선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부터 들어가보았다. 블루모스크라고 불리는데, 별로 파랗지 않다. 여느 모스크와 마찬가지로 입장료를 받지는 않았고, 이 점은 참 좋더라.
터키의 모스크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모스크와는 건축양식이 크게 달랐다. 기하학적인 아치 모양의 구조물과 푸른빛 위주의 화려한 색으로 꾸며진 페르시아식 모스크와는 달리 여기는 비잔티움 양식의 돔과 그 주변의 미나렛이 느껴졌다. 생각해 보니 비잔티움은 과거에 터키 지역에 세워졌던 제국이 아니던가.
모스크는 아름다웠지만 모스크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다시 말해 볼 게 많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고, 여기서도 메카를 향해 있는 제단은 있었다. 잠시 바닥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가 모스크를 나섰다.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를 둘러본 후 바로 맞은편의 아야소피아에 들어갔다.
술탄아흐메트 모스크가 무료입장이 가능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야소피아는 60리라나 하는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그래도 이스탄불에서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곳 중 하나니까 안 가볼 수는 없지. 다른 지역에서는 코빼기도 안보이던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보였다.
아야소피아는 이름답지 않게 내부에 아랍어로 이것저것 적혀있는 원판이 걸려 있다. 오스만 제국 시절에 모스크로 개조당했기 때문. 내부 일부가 보수공사 중이어서 완전한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저 아랍어는 이슬람 성인(聖人)과 유일신 알라 등의 이름을 적어놓은 것이다.
박물관 한구석에는 이슬람 서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서예를 좋아해서 (물론 직접 쓰는 것보다 보는 걸) 괜히 또 관심이 갔다. 특히 이슬람은 인물을 그리는 것이 굉장히 제약되어 있어서 (우상숭배라나 뭐라나) 서예가 발달해있다. 나중에 하나 사서 집에 걸어놔야겠다.
아야소피아는 볼게 많지는 않지만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이 인상깊었다. 한참 바라보다가 본당을 나섰다. 건물 한구석에 천사가 그려져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귀여운 모습의 아기천사가 아니라 실제 기독교에서 묘사되는 모습에 더 가까웠다. 이 부분은 아야소피아가 모스크로 개조되면서 가려졌다가 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에는 아야소피아 바깥쪽도 구경해봐야지. 사실 전체적인 모습은 터키의 다른 모스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쪽에는 전형적인 기독교의 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점심을 먹고 그 유명한 그랜드 바자르에 갔다. 바자르 입구에서부터 한국어를 잘 하는 터키 아저씨가 와서 차를 사가라고 꼬셨지만, 예전부터 차를 사놓고 다 마셔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이번에는 패스.
그랜드 바자르에는 형형색색의 작품들이 많다. 마음같아서는 좀 사가고 싶었지만 가난한 여행자였기에 이것도 구경만 하고 넘어가자.
아름다운 조명도 놓칠 수 없지.
사진은 남아있지 않지만, 그랜드 바자르에서 로쿰을 사고 그 유명한 바클라바 맛집 카라쾨이 귈뤼올루에서 집에 가져갈 바클라바를 사면서 마지막 날을 마무리! 저녁도 특별히 술탄아흐메트의 분위기만 좋지 맛없고 비싼 관광객용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끝냈다. 그치만 이렇게 끝내기는 또 아쉬우니, 잠시 산책만 좀 하고 정말로 터키 여행을 마쳤다. 술탄아흐메트 근처의 공원에 갔는데, 분수가 책장을 넘기는 형태로 되어있어서 인상깊었다.
이제 정말 터키를 떠난다. 나중에 또 보자!
다음 날은 아무것도 안 하다가 그냥 트램을 타고 지하철을 갈아타서 아타튀르크 공항까지 간 것이 끝이었다. 지금은 이스탄불 신공항이 개장하면서 아타튀르크 공항은 여객업무를 거의 하지 않지만, 그 당시는 신공항이 시범운영 중이어서 아타튀르크로 갔었다. 공항에서 밍기적거리다가 비행기를 타고 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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