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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2. 터키 파묵칼레

 

야간버스가 새벽 6시쯤 데니즐리에 다가가는데, 그 유명한 '납치'가 시작되었다. 파묵칼레 갈 사람들은 먼저 내리란다. 물론 데니즐리 터미널까지 가서 파묵칼레 가는 돌무쉬를 탈 수도 있었지만, 유료인 돌무쉬를 타지 않고도 파묵칼레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나름 매력적이었다. 길거리에 내리고 나니 작은 봉고차가 사람들을 데리고 파묵칼레에 있는 자기네 여행사 사무실로 데려다주었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는 공짜로 데니즐리에서 파묵칼레로 이동한 것에 대한 대가로 여행사의 영업을 들어야만 했다. 살짝 혹했으나, 파묵칼레는 볼게 별로 없기 때문에 점심 먹고 바로 떠나면 된다는 말을 듣고 그냥 혼자 돌아다니기로 결심했다. 비가 오는 바람에 갈 곳을 잃었으나, 친절한 여행사는 비가 그칠 때까지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다. 휴대폰 충전도 할 수 있었다.

 

파묵칼레 입장이 시작될 때쯤 다행히 비가 그쳤다. 파묵칼레 자체는 굉장히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모든 관광지를 걸어다닐 수 있다. (사실 파묵칼레랑 히에라폴리스 보면 끝이다) 온천지대를 지나갈 때에는 맨발로 다녀야 하기 때문에 신발과 양말을 담을 비닐봉지와 발을 닦을 수건을 챙겨가면 도움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파묵칼레 올라가는 길에서
파묵칼레 올라가는 길에서

내가 파묵칼레에 갔을 때에는 그렇게 물이 많은 때는 아니었다. 웅덩이 곳곳이 조금 말라 있었다. 그래도 파묵칼레 특유의 물이 차 있는 모습을 눈에 담을 수는 있었다. 그 물이 가득 차 있는 초현실적인 파묵칼레를 보려면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는 듯.

 

파묵칼레
내려다본 파묵칼레 마을
파묵칼레

파묵칼레 입장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추어 아래쪽에서 올라왔는데, 정상 부근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반 정도가 중국인이었던 게 놀라웠다. 단체버스를 타고 위쪽으로 들어온 모양이다. 따끈따끈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면서 좀 쉬었다가 히에라폴리스에 가보기로 했다. 하늘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
물이 말라가는 파묵칼레

음, 생각보다 육안으로 봤을때 특히 색감이 멋지지는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나오는 파묵칼레 사진은 보정을 잔뜩 해서 나온 결과물인 듯 하다. 위쪽에는 실제로 파묵칼레의 온천수를 이용해서 만든 목욕탕이 있었는데, 추가로 꽤 많은 돈을 내야 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파묵칼레에서 히에라폴리스 가는 길은 생각보다 거리가 있었고 오르막길이었다. 야간버스를 타고 오느라 피곤했지만 원형극장을 직접 두 눈에 담겠다는 생각만으로 올라왔다. 고생하면서 올라온 히에라폴리스는 규모가 정말로 웅장하고 멋졌다.

 

히에라폴리스
파묵칼레

다시 파묵칼레 마을로 내려올 때에는 위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왔는데 온천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것보다 훨씬 돌아가서 몇 킬로미터쯤 되는 거리를 걸어야 했다. 도로에 인도가 따로 놓여있는 것도 아니어서 버스와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걸 피해다녀야 하는 것도 함정. 차라리 온천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게 나았을 듯. 딱히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구간 경치가 멋있었던 것도 아니니, 석회암이 이루어내는 신비로운 흰색을 더 오래 관람하는 게 나았을 듯. 다 내려와서 한국인에게 유명한 식당 (무스타파 뭐시기 하는 이름이었던 것 같다)에 들러서 점심을 때운 후, 바로 데니즐리 가는 돌무쉬를 타고 나서 안탈리아로 향했다.

 

파묵칼레 시내로 내려오는 길

 

파묵칼레에서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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