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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8. - 20. 터키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터키에서 이스탄불 다음으로 유명한 여행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독특한 고깔 모양의 바위들과 그 안에 굴을 파서 만든 집들, 그리고 일출 때마다 하늘을 수놓는 열기구 등, 여행자들에게 매력이 넘치는 것들이 넘쳐난다. 카파도키아는 도시 이름이 아니라 아나톨리아 반도 중부에 있는 지역의 이름이다. 독특한 지형은 과거 화산활동의 흔적이다.

 
카파도키아는 영어로는 Cappadocia라고 쓰고 터키어로는 Kapadokya라고 한다. 터키어스럽지는 않은 이름. 뭔가 이름에서부터 장엄함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가보니 그 예상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

보통 카파도키아 여행의 베이스캠프는 괴레메라는 이름의 작은 도시로 잡는데, 바로 가는 버스가 드물고 그 근처의 큰 도시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동부에서 오는 경우에는 카이세리에서 갈아타야 할 가능성이 크다. 나는 가지안테프에서 출발해서 카이세리로 가는 버스를 먼저 탄 다음에, 카이세리에서 내려서 괴레메까지 가는 버스를 갈아탔다. 해가 떨어지고 나서야 괴레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굉장히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걸어서 숙소에 갈 수 있었다. 동굴 집 안에 있는 숙소였는데 동굴 특성 상 휴대폰 신호가 잘 안 잡히고 게다가 가장 구석진 곳이서어 와이파이도 잘 안 됐던 점은 좀 불편했다. 숙소에 짐을 놓은 다음에 간단하게 케밥과 감자튀김으로 끼니를 때웠다. 

 

 

밤에 도착한 괴레메 시내
저녁식사. 관광지다운 메뉴와 물가였다.

 

아무래도 카파도키아는 혼자 돌아다니기는 쉽지 않고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는 게 훨씬 나았다. 대부분의 숙소는 현지 여행사와 제휴하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가격도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레드투어랑 그린투어 두개로 나뉘었던 것 같은데 그 중에 더 코스가 긴 걸로 선택했다. 열기구를 탈 생각은 없었지만 아침에 열기구가 뜨는 걸 보고 싶어 물어봤는데, 당분간은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열기구가 뜨기 힘들다고 해서 그냥 일찌감치 포기하고 늦게 일어나기로 했다.

 

다음 날, 적당히 준비하고 투어를 위해 나섰다. 대부분 동양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국인들도 있었다. 역시 말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다니게 되었다.

 

 

숙소 앞

 

확실히 카파도키아는 걸어다니기에는 너무 넓고,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있는 동네도 아니었다. 투어를 가는 게 나았다. 언덕으로 올라가서 본 카파도키아 암석지대는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투어 비용에 관광지 입장료도 전부 포함되니까, 생각보다 비용 부담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뮤지엄패스를 쓰면 무료입장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애초에 난 뮤지엄패스를 사지 않았으니까. 사실 뮤지엄패스로 본전 뽑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카파도키아의 버섯바위들

 

그 다음 간 곳은 데린쿠유라는 곳이다. 과거에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던 지하도시인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한다. 그 정체조차 한 농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나 뭐라나.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가이드의 통제 하에 들어갔다.

 

 

데린쿠유 지하도시
데린쿠유 출구

 

그 다음 간 곳은 으흘라라 계곡. 뭔가 이름이 굉장히 특이하다고 느껴졌다. 계곡 위쪽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것과 계곡 안쪽의 험준함의 대비가 뚜렷하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정말로 독특한 지형이었다. 으흘랄라 계곡은 괴레메에서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니, 역시 투어를 신청하길 잘했다.

 

 

으흘라라 계곡

 

여기는 예배당으로 쓰이는 곳이라 그랬었나 기억이 잘 안 난다. 사람들이 적어놓은 낙서만 선명하다. 계곡에서 교회까지 올라갈 때 계단을 오래 올라가야 했던 기억이 난다.

 

 

예배당인 걸로 기억하는 곳
으흘라라 계곡

 

 

 

여기도 예배당..이었던 것 같다.
동굴 내에 있던 무슨 장치였는게 이것도 기억이 안 난다. 제분기였나 하여튼.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또 어디론가 가더니 이번에는 호수에 내려줬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역광이 너무 심해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름 모를 호수
호수 아래쪽에서 위로 올려다봤다.

 

버스가 마지막으로 간 곳은 기념품과 보석을 파는 가게들. 특히 카파도키아 지역은 줄타나이트라는 독특한 보석이 유명하다. 이 줄타나이트라는 녀석은 빛에 따라서 밝을 때와 어두울 때 색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보석 가게에서 주인이 열심히 뭔가 설명했는데, 애초에 돈이 없어서 살 생각은 꿈에도 꾸지 못했다. 그 다음에 다른 기념품 가게도 방문해서 구경하고 끝.

 

 

카파도키아의 동굴집들

 

 

저녁으로 카파도키아 명물 항아리 케밥을 주문해 봤는데, 차라리 다른 케밥이 더 맛있었다. 항아리 케밥이라더니, 심지어 항아리를 깨서 담아주는 모습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 시내에서 먹어서 그런가보다.

 

 

저녁

 

다음날은 카파도키아를 떠나기 전에 잠깐 혼자 주변을 걸어다녀보기로 했다. 가이드 투어를 하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는 게 단점. 그래서 시내 주변을 혼자 걸어다녀보면서 무엇이 있는지 구경해보기로 했다. 터키의 명물 나자르 본주우 (Nazar boncuğu)가 눈에 띄었다. 악마의 눈이라고 하는 터키의 기념품.

 

 

나자르 본주우

 

주변을 돌아다니며 버섯바위에 올라가보기도 하면서 카파도키아에서의 짧았던 이틀을 마무리했다. 다음에 카파도키아에 다시 온다면 여름에 방문할 것 같다.

 

 

버섯바위
버섯바위에 올라가서 본 카파도키아

 

 

짐을 챙긴 뒤, 미리 알아둔 버스 시간에 맞춰서 터미널에 갔다. 안탈리아..는 나중에 갈 거고 이번에는 중간 경유지인 콘야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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