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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넘 궁전 구경을 실컷 마치고 옥스포드 시내로 돌아왔다. 카페에서 간단하게 허기만 달랜 수준이라, 주린 배를 움켜쥐고 갈 곳을 찾아다녔다. 마침 아침에 봤던 음식 가판대가 떠올라 그쪽으로 한번 가보기로 했다.
 

글로스터 그린 마켓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는 매주 수-토요일 낮 시간대 열리는 글로스터 그린 마켓이라는 곳이었다. 다양한 저렴한 음식 가판대들이 음식을 팔고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슬슬 영업을 마치려고 할 때여서 품절된 음식도 많았다. 그래도 영국에 왔으니 인도 커리를 먹어야지 하고 7파운드 짜리 하나를 사서 벤치에 앉아 먹었다. 맛은 음... 저렴하니 됐다. 커리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고 있으니, 알뜰한 여행자들은 옥스포드 방문 중 한두번 쯤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옥스포드 길거리

 
옥스포드에 와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영국이 잉글랜드로만 한정했을때 남한과 비슷한 인구와 면적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어딜 가나 참 사람이 많다고 느꼈다. 내가 사는 동네도 옥스포드와 인구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여기에 관광객이 올 일은 뭐 없다고 볼 수 있으니. 아름다운 도시이긴 한데 거기에 사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꽤 불편할 것 같기도 하다.
 

크라이스트 처치 입구

 
처음으로 방문한 옥스포드의 랜드마크는 크라이스트 처치. 사실 옥스포드 대학의 수많은 컬리지 중 하나이긴 하지만, 건축물들의 그 아름다움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곳이다. 입장료가 꽤 비쌌고 그조차도 마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재학생 지인 찬스로 무려 무료로(!) 줄도 서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크라이스트 처치 내부의 정원

 
안에는 잔디밭이 깔린 정원이 또 한적한 분위기를 주고 있었다. 이런 곳에 살면 매일매일이 너무 좋을것 같다...
 

크라이스트 처치
크라이스트 처치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라이스트 처치에 방문하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유명한 그레이트 홀. 놓치지 않고 들어가 보았다.
 

크라이스트 처치의 그레이트 홀

 
거대한 홀에 다이닝 테이블이 놓여있고, 벽면에는 초상화들이 잔뜩 걸려져 있다. 기다란 나무 테이블에 놓인 촛대와 높은 천장, 솔직히 여기서 정말로 식사를 하면 체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웅장함은정말 멍하니 홀을 바라보고 있게 한다.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

 
컬리지 건물을 둘러보면서 가본 대성당 (Christ Church Cathedral). 유럽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성당에 비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이게 대학에 속한 컬리지 소속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크라이스트 처치
크라이스트 처치의 잔디밭 톰 쿼드 (Tom Quad)

 
크라이스트 처치를 벗어나서 다른 컬리지로도 이동해보자. 다른 유명한 컬리지 중 하나인 모들린 컬리지 (Magdalen College) 로 이동해 보았다.
 

모들린 컬리지

 
영어 스펠링은 Magdalen이라고 쓰고 '모들린'이라고 읽는 이곳. 괜히 쓸데없이 이름을 "잘못" 발음하고 싶어졌다. 여기는 컬리지 옆으로 처웰 강 (River Cherwell) 이 흘러 또다른 아름다움을 주고 있다.
 

애디슨 워크 (Addison's Walk)

 
강 옆으로 나있는 수선화가 핀 오솔길을 걸으면서 영국을 찾은 봄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들린 컬리지의 그레이트 홀

 
여기의 식당은 크라이스트 처치에 비해서 웅장함은 덜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유사했다. 아무튼 여기 구경도 슬슬 끝내고...
 

래드클리프 카메라 (Radcliffe Camera)

 
길을 지나면서 본 옥스포드 대학의 도서관인 래드클리프 카메라. 이 학교는 도서관도 정말 아름답다.
 

맨스필드 컬리지 (Mansfield College)

 
여태까지 다른 도시에 방문했을 때에 그랬듯이, 이번에는 영국 최고의 대학에 왔으니 또 화학과 건물은 들러봐야 한다. 캠퍼스가 꽤 넓어서 가는 길에도 다양한 컬리지의 개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옥스포드 대학 화학과 건물 내부

 
여태 봐왔던 고풍스러운 건물과는 달리 이 건물은 꽤나 현대적이었다. 물론 내부에 상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오래된 고전 양식의 건물보다는 신식 건물이 훨씬 편리할 것이다.
 

옥스포드 화학과 실험실

 
"Happy Easter" 장식들과 대조되는 불 켜진 실험실. 역시 대학원생들은 연휴고 뭐고 일한다... 이 점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전세계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잠시 공원에 앉아서 잔디밭과 꽃 구경 좀 하다가,
 

저녁식사를 했던 프랑스 요리 식당

 

 
식사를 하러 가자. 프랑스 요리를 주로 취급하는 영국의 체인 레스토랑이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프랑스 요리를 먹을 수 있는 나쁘지 않은 곳.
 

프랑스 요리

 
내가 주문한 메인요리는 오리 다리를 저온의 기름에 오래 조리한 덕 콩피 (duck confit, 혹은 프랑스어로 confit de canard) 이다. 기름에 조리해서 그런지 고기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주문한 칼라마리는 그냥 항상 옳다. 프랑스 식당에 왔으니 와인도 한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숙소로 돌아가 옥스포드에서의 마지막날 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옥스포드를 떠나야 했기 때문에 서둘렀고, 그 전에 떠나는 길에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들렀다. 
 

하트포드 컬리지 (Hertford College)

 

탄식의 다리 (Bridge of Sighs)

 
하드포드 컬리지에 속해 있는 이 구름다리는 탄식의 다리라고 불린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탄식의 다리에서 이름을 따온 이 다리는 옥스포드의 학생들이 성적표를 받고 한숨을 쉬는 다리라는 웃지 못할 말도 있다.
 

혜성 이름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가 살았던 집

 
핼리 혜성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가 거쳐간 집을 지나면서 옥스포드 여행을 마친다. 이제 로마시대의 목욕탕이 있었던 도시 바스로 이동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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