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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

[시애틀] 4. 숨겨진 시애틀 이곳저곳 [完]

여행하는 화학자 2023. 5. 22. 12:29

(일이 많아서 뒤늦게 끝내는 시애틀 여행기 ㅠㅠ)
 
시애틀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날, 다음날은 점심때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짐을 싸야 되어서 어딜 가지는 못하니까. 아침에 호스텔을 나와서 향한 곳은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전세계에 몇군데 없고 미국에 총 세군데 있는 리저브 로스터리이다. 사실 시카고에 있는곳을 지겹도록 드나들었지만 그래도 스타벅스의 고향 시애틀에 왔으니 여기서도 한번 가줘야지.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입구

시카고의 로스터리가 4층짜리 건물에 옥상까지 접근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시애틀의 로스터리는 1층짜리 건물이었다. 의외로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다. 여기 위치는 시애틀의 여행 중심지 파이크 플레이스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로스터리 내부 모습


다른 리저브 로스터리와 같이 입구에는 기념품을 파는 매대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커피를 주문하고 있었다. 기념품의 가격은 생각보다 비쌌고, 차라리 파이크 플레이스의 1호점에서 전용 기념품을 사는게 훨씬 낫다.
 

버번 베럴 에이지드 크림 콜드브루..?

개인적으로 리저브 로스터리에 오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역시 버벌 배럴 에이지드 콜드브루이다. 커피콩을 버번 오크통에 넣고 숙성시켜 향을 입힌 것인데, 버번의 초콜릿과 같은 달달한 향이 콜드브루와 아주 잘 어울린다. 로스터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데, 가격은 좀 세지만 (10불 넘음) 그래도 나름 괜찮다.
 

거대한 로스터리 기계

스타벅스에서 잠시 시간을 때운 후에 밖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워싱턴 대학교 (University of Washington) 캠퍼스에 들렀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시에 가면 그 동네에 있는 명문대를 탐방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속해있는 학교와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이 유덥도 명문 주립대이고 특히 도시 주변에 있는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기업 덕에 컴싸가 강한 학교 중 하나.
 

유덥 캠퍼스의 쿼드

여느 미국 대학에 있는 잔디밭인 쿼드. 유덥의 쿼드는 특이하게 벚나무가 심겨져 있다. 봄에 벚꽃이 만개할 때 캠퍼스에 방문하면 참 아름답다는데, 내가 갔을때는 아쉽게 겨울이어서 앙상한 가지만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화학과 건물

캠퍼스 한쪽에 거대한 분수대가 있었고, 그 바로 앞에 화학과 건물이 위치해 있었다. 자연계열 쪽은 학과들은 어느 곳에서나 위치 좋은곳에 자리잡고 있는 듯? 아쉽게 분수가 가동하는 걸 보지는 못했다.
 

생명과학과 건물

그 옆에 생명과학과 건물이 있었다. 건물 옆 온실에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서 한번 기웃거려 봤는데, 사람이 나오더니 아쉽게 개방을 안하는 날이라고.
 

유덥 캠퍼스 옆 선착장

캠퍼스에서 바닷가 쪽으로 걸으면 배가 잔뜩 정박해 있는 곳이 나온다. 아니 일단 캠퍼스 바로 옆에 물이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라 을씨년스럽게 사람은 없고 배만 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이기는 했지만. 배 뒤쪽으로 다리가 놓여 있는데, 다리 이름부터가 Universitry Bridge이다.
 

Ivar's

바닷가를 따라 걷다보니 피쉬 앤 칩스를 파는 Ivar's가 나왔다. 그래도 시애틀에 왔는데 해산물을 좀 먹어줘야지. 마침 점심시간이겠다, 하나 주문해서 요기를 했다.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고를 수 있었는데, 특이하게 연어를 사용한 Salmon and Chips가 있었다. 궁금해서 하나 시켰다.
 

 

Salmon and Chips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파는 피쉬앤칩스는 영국의 그것과는 꽤 다르다. 생선 한덩이에 반죽을 투박하게 입혀서 통째로 튀겨주는 영국과는 다르게, 미국은 이런 식으로 작은 조각 여러개를 예쁘게 튀겨주는 편. 개인적으로 영국 것이 더 취향이긴 한데, 미국식 피쉬앤칩스도 먹을만 하다. 아쉽게 연어를 튀긴 저 녀석을 그렇게 아주 맛있지는 않았다. 생선이 좀 퍽퍽하기도 했고...
 
아무튼 점심을 먹고 난 이후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안 가지고 온 터라, 하릴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길을 걸었다. 이번에 향한 곳은 프리몬트 (Fremont) 라는 지역이었다. 시애틀에서 나름 힙하고 독특함을 자랑하는 곳.
 

프리몬트 선데이 마켓 입구

일요일마다 열리는 이 시장은 특이하게 주차장에서 차를 몰아내고 마켓으로 쓰이는 곳이었다. 여러 옷이나 장신구, 장식품들을 파는 곳이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고 내가 살 만한 물건은 없었지만, 아무튼 비를 피하기에는 제격인 장소였다.

프리몬트 선데이 마켓

프리몬트에는 미국 다른 지역에는 없는 특이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레닌 동상이다. 원래 체코슬로바키아에 설치되어 있다가 철거되어 폐기물 처리장에 있던 것을 어떤 미국인이 발견하고 미국으로 가져온 것이라는 것. 미국과 소련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레닌 동상이 미국 한복판에 떡하니 있는 건 정말 독특하지만, 이 지역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내 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뭐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툭하면 반달리즘의 대상이 되는 듯.
 

레닌 동상

프리몬트에는 또 다른 유명한 조형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프리몬트 트롤 (Fremont Troll) 이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고가도로 아래 막혀있는 곳에 조각되어 있는데, 죽은 공간에 색다른 방법으로 생동감을 부여한 모습이 참신했다.

프리몬트 트롤

비는 계속 쏟아지지만 일찍 숙소에 돌아가기는 아쉬운 오후 2시, 그냥 맥주집에 가서 한잔 하면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마침 이 지역에 위치한 프리몬트 브루잉 (Fremont Brewing) 은 맥덕들이 환장하는 맥주들을 만드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한달음에 맥주집으로 달려갔다.

프리몬트 브루잉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꽤 있었다. 탭으로 팔고 있는 맥주는 많지 않았는데, 그 중에 두잔을 시켜서 마셨다.

무슨 맥주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맥주를 마시고 나온 후에도 비가 멈추지를 않아서, 우선 포기하고 숙소로 가서 좀 쉬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쉬면서 휴대폰을 좀 충전하고 나오니 벌써 해가 지고 밖이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겨울에 여행하는 것의 단점 중 하나, 해가 너무 일찍 진다는 것.
 
배는 또 고파져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마지막 저녁은 아시안 음식을 먹기로 결정했다. 특히 시애틀은 (알래스카나 하와이를 빼고) 미국에서 동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도시라는 지리적 특성상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꽤 많다는 점. 날도 추운데 따끈한 퍼 한그릇을 먹고 가기로 결정, 전날 밴쿠버로 가는 버스를 탔던 차이나타운으로 다시 향했다.
 

퍼 바 (Pho Ba)

시애틀에는 유명한 퍼 전문점이 몇군데 있었다. 인터넷에 처음 검색해보고 가장 많이 나온 곳으로 향했었는데, 젊은층을 타겟으로 한 활기찬 분위기의 가게였다. 혼자 조용히 먹고 싶었던 나는 다른 가게를 찾았고, 그 집이 위의 Pho Ba였다.

양이 많아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이렇게 시애틀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공항으로 가는 전철역

다음날, 아침부터 짐을 싸고 숙소를 나와 전철을 탔다. 공항에서는 뭐 특별한 건 없이 수속을 마쳤고,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안녕 시애틀!

이렇게 4박 5일간의 짧았던 시애틀과 밴쿠버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나중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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