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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글라스고 #2

여행하는 화학자 2016. 6. 14. 06:23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신 뒤 The Lighthouse라는 곳으로 향했다. 처음에 매킨토시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개를 보고 애플과 관련있는 곳인가 했는데 그냥 사람 이름이었다. 건축물들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건축 재료에 대한 소개 같은 것도 되어 있어,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그다지 건축에 흥미가 없었던 금방 빠져나왔다. (사실 기념품 중에 켈트 무늬가 예쁘게 박혀서 마음에 쏙 드는 게 있었는데 너무 비싸서 살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 결국 안 사고 끝냈다.) 길을 좀 헤매다가 글라스고 대성당으로 향했다. 대성당은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 걷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성당에 참 많이 들어가게 된다. 대부분의 성당이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뭔가 특이한 점이 있는 성당도 있다. 글라스고 대성당은 꽤 크고 내부도 알차서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성당을 방문하러 왔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있었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바라보는 모습은 성당마다 비슷한 듯 하면서 다른 듯 하다.



위스키의 나라 스코틀랜드답게 위스키로 만든 마멀레이드 잼을 팔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호기심이 들었지만, 사봤자 먹지도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들고 다니면 무거울 것 같아서 사지는 않았다.

대성당을 나선 후에는 바로 옆에 있는 네크로폴리스를 갔다. 네크로폴리스는 쉽게 말해 공동묘지이다. 정확히 말하면 공동묘지를 공원처럼 만들어 추모뿐 아니라 산책을 할 수도 있게 해 놓은 것. 그 공동묘지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의 묘비도 볼 수 있었다. 또한 네크로폴리스는 조금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가면 글라스고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글라스고 대성당을 약간 먼 곳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시내도 내려다보인다. 또한, 나름 공업도시인 글라스고인 만큼 많은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묘비가 세워져 있다.



네크로폴리스를 나와 세인트 에녹 쇼핑센터에 갔다. 사실 박물관이나 성당 등 많은 시설은 5시에서 6시 정도면 다 문을 닫는데, 그 때부터 할 것이라고는 저녁을 먹고 쇼핑몰을 둘러본다든가 술을 마신다든가가 전부이다. 세인트 에녹 쇼핑몰까지 15분 정도를 걸은 뒤 와이파이를 잡아 뭘 할지 찾아보다가 글라스고 시내에 테넌트 맥주 양조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 어제 마셨던 테넌트 맥주가 생각나서 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맥주 양조장은 네크로폴리스 바로 아래 있었던 것이다. 진작에 알았으면 네크로폴리스에서 나와서 바로 양조장으로 향했던 건데.

테넌트 양조장은 스코틀랜드에 처음으로 라거 맥주를 전해준 양조장이라고 한다. 그 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주로 마셨던 맥주는 에일 맥주인데, 에일 맥주는 향이 강하고 무거운 느낌이 있다. (물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5파운드를 내고 양조장 투어를 했다. 투어는 보안상의 문제로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고, 투어가 끝난 뒤에 맥주를 시음하는 기회를 가졌다. 먼저 여러 가지 맥주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마실 수 있게 했는데 난 그 중에 Heverlee 맥주를 골랐다.



그 후 4가지의 병맥주를 조금씩 시음해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왼쪽부터 레모네이드가 들어간 맥주, 도수가 높은 맥주, 오크통에 숙성시킨 맥주, 그리고 스타우트 맥주이다. 세 번쨰 맥주는 위스키 통에 숙성되어 인상깊었다. 테넌트 맥주가 최근에는 한국에도 수입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한 번 마셔봐야겠다.




그 다음에는 다시 세인트 에녹으로 향했다. 사실 바로 뷰캐넌 터미널로 가는 게 더 빠르지만 글라스고의 지하철을 한 번 타 보고 싶어서 일부러 조금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글라스고 지하철의 노선은 저 순환선이 전부이다. 정말 간결하다. 조금 여유가 있었다면 1일권(4파운드)를 사서 글라스고 대학도 가보고 여러군데 다녀봤을 텐데, 시간이 없어 그냥 걸어다닐 수 있는 곳만 




승강장은 매우 좁고 아담했다. 열차도 작고 귀여웠다. 에딘버러도 그렇고 곳곳에 페이스북 광고를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등 다른 소셜 미디어에 밀려 페이스북의 입지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인데, 이를 의식했는지 페이스북에서 다양한 기능을 새로 추가하여 사람들을 다시 끌어모으려고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에딘버러 버스터미널로 돌아가기 전, 터미널에서 아이언 브루라는 스코틀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탄산음료를 사보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맛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서 다시 이놈을 사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뷰캐넌 터미널에서는 화장실이 유료라서 버스 안에서 해결하려고 참았는데, 버스를 타서 화장실에 가보니 변기가 막혀서 결국 계속 참았다는 안타까운 둘째날 밤의 마지막.. 에딘버러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피곤해서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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