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8. 10. 8. - 10. 9,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투루판
시닝에서 또다시 밤기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투루판 북역에 도착했다. 원래는 우루무치를 가려 했으나, 우루무치는 도시일 뿐이라는 말에 혹해 급하게 기차표를 바꿨다. 투루판은 중국에서 가장 더운 곳 중 하나인데, 10월 중순이 다돼가는데도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정말 더운 곳이었다. 과거 실크로드가 지나는 수많은 곳 중 하나로 여러 문화재가 있는 곳으로, 꼭 방문해 볼 가치가 있다. 투루판에 가는 길에도 장예나 둔황 같은 주옥같은 여행지들이 많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이스탄불까지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 과감히 포기하였다.
여튼, 위구르 자치구는 들어가는 것 부터 사람을 매우 귀찮게 했다. 역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공안이 날 불러서 어떤 사무실로 데려갔다. 여권이랑 숙소 등등 간단한 신원정보를 묻고는 돌려보냈는데, 확실히 독립운동의 열기가 활발한 곳이다 보니 경비가 삼엄하긴 했다. 기차역 뿐 아니라 도시 곳곳에 검문소가 놓여있어서 삼엄함이 동부의 대도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뭐 어쨌든 역 앞에서 5위안짜리 급행(?)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여행 당시 투루판의 버스노선이 개편된 지 얼마 안 돼서 정보에 혼란이 있었으나, 고덕지도는 나름 믿을만 했고 숙소까지 잘 갈 수 있었다. 버스에 동승한 승무원이 내 위구르인 답지 않은 모습을 보고 어딜 가는지 물어봤고, 내릴 곳까지 친절히 알려주어서 숙소까지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숙소 앞에서도 보안검색대가 있어서 지나쳐야 했다. 여기 사람들은 참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뚜벅이 여행자로서 갈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다. 덕분에 투루판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포도골도 빼먹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만 골라서 둘러볼 수 있었다. 사실 포도골을 뺀 가장 큰 이유는 입장료가 무지막지해서이다. 참고로 투루판은 덥고 건조한 기후 덕분에 포도가 참 달고 맛있다. 뭐, 어쨌든 숙소 앞의 만두 노점상에서 간단하게 사먹고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시내를 좀 둘러보고 칸얼징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 정확히 어떻게 갔는지는 기억 안 남. 연간 강수량 0에 수렴하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포도와 하미과가 나올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수로이다.


위구르에 왔으면 위구르 음식을 먹어야 된다. 사실 위구르 음식 중 가장 유명한 따판지를 먹고 싶었는데, 따판지는 보통 양이 어마어마해서 (물론 가격도 양에 비례) 혼자 먹기 쉽지 않다는 점. 그래서 마침 식당에서 혼자 먹을 수 있도록 파는 따판지면을 사먹었다. 납작한 면이 먹기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끼 든든하게 해결했다.

일찍 숙소에 들어가서 쉬었다. 숙소에서 영화를 틀어줘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의외로 위구르 지역에서도 맥주가 생산된다!! 외국에 갔으면 그 지역 맥주는 먹어줘야 한다. 물론 한국에 온 여행자에게 카스나 하이트를 자랑스럽게 권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잠을 청했다. 다음 날은 또 짐을 챙겨놓은 뒤 투루판 박물관에 갔다.


이번엔 점심으로 또 특이한 생김새의 국수 요리를 찾았다. 딩딩차오몐(丁丁炒面)이라는 음식이었다. 면을 떡볶이 떡 정도 크기로 짧게 끊어놓은 것이 특징. 여튼 매우 독특한 요리였다.

그 다음은 투루판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교하고성. 나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있어 가볼만한 곳이다. 여기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불가능하여 택시를 타고 이동하였다. 택시기사도 모두 위구르인이더라. 생각보다 택시비는 비싸지 않아서 10km 정도 이동하는데 20위안 정도 나왔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입장료를 내고 간단한 전시물들을 보고 나면 바로 유적이 나오는 게 아니다. 실제 유적이 있는 곳까지 10분 이상 걸어야 한다. 버스가 운행하고 있으나 가난한 여행자에겐 그 버스요금도 사치. 지난번에 차카염호에서도 걸었는데 이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하고 걸었다. 좀 덥고 땡볕이 내리쬐는 것만 빼면 힘들지는 않았다. 쭉쭉 걸어가다 보니 실제 고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록 오래된 고성이라 화려하거나 그런 건 없었지만, 그 규모는 굉장해서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었다.



교하고성을 마지막으로 다시 숙소로 택시를 타고 돌아가서 잠시 숨을 돌린 뒤, 실크로드 중국 파트의 마지막인 카슈가르로 가기 위해 다시 기차역으로 향하는 것으로 투루판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행 > 실크로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실크로드 여행] 중국에서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르케슈탐 (5) | 2020.03.17 |
|---|---|
| [실크로드 여행] 중국의 서쪽 끝, 위구르 문화의 중심 카슈가르 (1) | 2020.03.16 |
| [실크로드 여행] 이슬람과 티베트의 정취가 느껴지는 시닝 (1) | 2020.03.13 |
| [실크로드 여행] 수천년의 영광, 실크로드가 시작하는 중국 시안 (1) | 2020.03.02 |
| [실크로드 여행] 여행의 시작, 칭다오에서의 이틀 (0) | 2020.02.29 |
- Total
- Today
- Yesterday
- 실크로드 여행
- 대만여행
- 시애틀
- 미얀마여행
- 미국비자
- 세계여행
- 멕시코여행
- 영국
- 페루
- 터키
- 남미
- 국경
- 미국
- 실크로드여행
- 예스진지
- 대만
- 이란여행
- 유카탄
- 터키여행
- 키르기스스탄
- 이란
- 여행
- 미국여행
- 우즈베키스탄
- 실크로드
- 멕시코
- 타이베이
- 중국
- 영국여행
- 미얀마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6 | 7 |
| 8 | 9 | 10 | 11 | 12 | 13 | 14 |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