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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잇는 실크로드를 이 시대에 육로로 건넌다? 결론부터 말하면 난 실패했다. 여행 도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실크로드를 여행한 자체는 성공했다. 먼 과거에도 아시아와 유럽을 잇던 그 길을 실제로 밟아보는 것은 너무나 값진 경험이고, 국경을 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인으로서 접하기 힘든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육로 (+해로)로 유럽에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에서 출발하는 것, 다른 하나는 동해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것. 최근 러시아 여행이 주목받으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도전하는 여행자들이 많아져서, 나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실크로드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중국-파키스탄-이란-터키 루트를 잡았으나, 파키스탄 서부 사막이 탈레반이 드글거리는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듣고 단념하고, 실크로드를 따라 가기로 했다. 마침 우즈베키스탄이 무비자가 허용되면서 난이도가 상당히 낮아졌다.

 

 

2018년 9월 27일, 추석 연휴가 하루 지난 날. 배낭을 싸들고 인천으로 향했다. 그렇지만 내가 도착한 곳은 인천공항이 아닌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중국 칭다오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이다. 마음같아서는 정말 육로로만 가고 싶었으나, 중국으로 가는 길목에 북한이 딱 버티고 있는 것을 어찌하랴. 어쨌든 체크인을 하는데, 이게 웬걸. 원래 저녁 6시에 출발했어야 할 배가 저녁 10시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출발하기도 전에 이 여행은 고생의 연속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멍때리다가 배에 올랐다. 저녁을 먹고 잠이 너무 안 와서 한참을 뒤척이다 시계를 봤는데 새벽 두시. 아직도 배는 인천항에 그대로 있었다.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이제 출발한다고. 결국 그제서야 배가 출발하고, 정오경 도착했어야 할 배는 저녁 9시가 되어서야 칭다오 항에 도착했다.

 

배 안에서 본 인천항의 모습

 

 

동이 트고 망망대해에 보이던 섬. 북한일지도 모르겠다.

 

 

배 내부 로비의 모습. 배가 상당히 커서 있을 건 다 있다. 편의점도 있어서 바닷바람을 쐬며 맥주 한 잔을 할 수도 있다.
내가 탔던 배. 인천항에서 칭다오항까지 운행하고, 다른 노선도 있다.

 

칭다오항에 도착했는데, 내가 묵을 숙소로 가는 대중교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늦은 저녁이기도 하고,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탓에 숙소로 가는 교통 정보를 전혀 알아보지 않았던 것이다. 터미널 앞의 택시는 50위안이나 부르고. 결국 흥정해서 30위안으로 값을 내리고, 2박에 50위안밖에 안하는 저렴한 호스텔로 향했다. 호스텔 안에는 거의 중국인들밖에 없었고 (그 당시 중추절 + 국경절 콤보로 국내를 여행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다)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실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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