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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비자 발급을 무사히 마치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것은 투어 신청이었다. 쿠스코 주변에 있는 수많은 관광지들은 투어를 끼지 않으면 가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 쿠스코에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 한 군데 있는데, 마침 추천을 받아서 가보았다. 아르마스 광장 바로 옆 위치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여행사 사무실에 태극기까지 걸려있다.

확실히 여행 상품에 대한 한국어 설명이 있다는 점은 도움이 되었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성스러운 계곡 (성계투어)을 신청했다. 투어를 따로 안하고 바로 마추픽추로 기차를 타거나 아니면 미니버스를 타고 걸어서 가는 방법도 있지만, 마추픽추만 보고 가기보다는 잉카의 유적을 충분히 감상하고자 투어를 신청했다. 투어비 80솔에 입장료는 별도였는데, 블로그에서 봤던 60-70솔보다는 좀 비싸서 이게 한국인 프리미엄인가 싶기도 했다.

 

안티쿠초

저녁으로 안티쿠초라는 남미식 소 염통 구이와 함께 피스코 사워를 먹고 일찍 잠을 청했다. 염통이기는 했지만 소고기 다른 부위와 식감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쿠스코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투어는 새벽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관건이기 때문.

 

아 근데 여기 정말 맛집이고 저렴하기도 하다. 저녁에 술까지 먹고 53솔, 달러로 환산하면 15달러였다. Barbaros라는 식당 이름이었는데 잘못 봐서 바베이도스 요리를 파는 집인가 했던 건 함정...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의 야경

 

아무튼 다음날이 되었고, 나는 투어 출발 예정시간이었던 6시 40분에 맞춰서 숙소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마추픽추는 보통 그쪽에서 1박 이상을 하고 쿠스코로 돌아와야 되기 때문에, 짐을 전부 싸서 체크아웃을 해야 된다는 점. 쿠스코의 호스텔들은 체크아웃 하고 다시 돌아와서 체크인 하는 사이 며칠 동안은 큰 짐을 맡길 수 있고, 필요한 작은 짐만 가지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남미. 기다리는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투어 버스들이 지나가는데, 그 중 나를 찾는 버스는 계속 오지 않더라. 지난번 공항 가는 버스 탈 때와 마찬가지로 이 정도 늦는 건 남미에서 흔한 일. 20분이나 늦게 도착한 버스를 탔는데, 여행사에서 모집한 인원이 적어서 다른 여행사와 합쳤는지 한국어로 투어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은 마추픽추까지 함께 투어를 신청해서 그런가?

 

성계투어 가는 길

 

성계투어는 크게 4군데 (혹은 5군데)를 들르며 진행한다. 쿠스코에서 출발한 버스는 먼저 친체로에 들러서 관광을 한 후 모라이와 살리네라스 염전을 들르고, 우루밤바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얀따이땀보로 가는 방식이다. 나는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를 예매해두었기 때문에 여기서 하차하고, 다른 사람들은 피삭이라는 곳을 추가로 경유해서 쿠스코로 돌아갔다.

성계투어 경로

 

1. 친체로

 

천연 염색을 설명하는 현지인

처음에 친체로에 도착하는 것은 이른 아침. 내려서 가이드를 따라 마을 느낌이 나는 곳 입구로 들어갔더니 잉카 전통의상을 입은 아주머니가 천연염색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잠이 덜 깨서 졸린 몸으로 설명을 듣고 기념품점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천연염색 제품과 알파카 털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사지는 않았다.

귀요미 알파카와 기니피그

기념품점 바깥에서 알파카와 기니피그를 키우고 있었다. 페루에서는 둘다 식용하기도 하는데, 어떤 용도로 키우고 있는 것일까. 배가 고팠는데 마침 어떤 아저씨가 와서 엠파나다를 팔길래 후딱 사먹었다. 하나에 1솔 정도.

 

다시 차로 돌아와서 조금 더 가서 진짜 친체로 유적에 도착했다. 여기서 유적지 통합 입장권 (70솔)을 따로 사야 한다. 입장권까지 감안하면 성계투어는 꽤 비싼 편이다. 그래도 여기를 평생 다시 올지 모르는데, 이런 돈은 아끼지 않기로 했다.

 

친체로 입구
친체로

계단식으로 지어진 밭이 인상적이고, 또 유적지 위에 세워진 교회도 친체로의 명물이다. 사실 열심히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었는데 왠지 모르게 무슨 내용이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2. 모라이

 

모라이

 

친체로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다음으로 간 곳은 모라이. 계단식 밭이 원형으로 되어있는 독특한 곳이다. 잉카의 농작물 실험 장소라는 썰이 있는데, 뭐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주변은 휑한데 떡하니 이녀석만 있다 보니, 여기서는 딱히 시간을 크게 할애하지 않고 이것만 보고 후딱 지나쳤다.

 

멀리 만년설도 보인다.

3. 살리네라스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정식 명칭은 이 염전이 위치한 지명을 따서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Salineras de Maras). 그대로 번역하면 '마라스 염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염전에 가까워지니 높이서 염전의 전체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간이 나타났다. 규모가 꽤 크던데, 층층을 이루면서 형성된 염전에 흰 소금기가 도는 것을 보니 마치 터키의 파묵칼레를 보는 듯한 느낌.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여기는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한다. 10솔이었던 것으로 기억.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한참 내려가서 염전 앞까지 다다를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이, 많이 내려갈수록 나중에 많이 올라와야 된다.

마라스 염전

염전마다 색이 다양하던데, 이건 염도나 미생물 농도가 다르기 때문이려나? 이런 산골짜기에 떡하니 염전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이 굉장히 색다르고 흥미로웠다.

 

- 우루밤바에서 점심

 

식당 입구

점심으로는 우루밤바의 한 식당을 갔다. 그나마 그 근방에서 사람이 사는 듯한 곳. 페루 음식이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곳인데, 투어 중 데려가는 식당인 것치고는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나름 세비체 (해산물이 익혀서 나오기는 했지만), 치차론 등의 요리도 괜찮았고, 후식으로 쌀로 만든 푸딩(?)을 먹었는데 그것도 색달랐다. 내부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4. 오얀따이땀보

 

나에게는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오얀따이땀보이다. 잉카 제국이 스페인의 콩키스타도르에 맞서 항전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밀린 잉카 제국은 결국 얼마 못 가 멸망하긴 했지만...

 

오얀따이땀보

이 녀석도 산비탈에 세워져 있어서 계단을 타고 한참 올라가야 한다. 가이드를 따라 올라가다가 어느새 가이드는 사라져있었다. 결국 여차저차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뒤 가이드가 없음을 파악하고, 다시 내려와서 가이드를 찾았다. 가이드는 산 중턱에 생겨진 다양한 건축물들에 대해 설명을 했다. 정확한 내용은 또 기억이 안나는데...

 

오얀따이땀보 맞은편의 산
오얀따이땀보
오얀따이땀보 입구 쪽에 있는 샘물

내려갈 때는 가이드의 설명이 따로 없었고, 자유롭게 오얀따이땀보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우선 내려와서 가이드가 알려주지 않은 구석진 부분을 둘러보았다. 한쪽에는 잉카미사나 (Incamisana), 혹은 '물의 사원'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있어서, 말 그대로 물이 흐르게 되어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물을 흐르는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었을까?

 

오얀따이땀보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투어 그룹은 피삭을 경유해 쿠스코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고, 나는 여기서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를 가야 하기 때문에 내려서 마을을 둘러보았다. 여기도 나름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나름 마을이 예쁘게 정비되어 있었고, 특히 (남미 어디에나 있는) 아르마스 광장에는 술을 파는 식당들이 모여 있었다. 오후 3시의 애매한 시간이다 보니 식사를 하지는 않고 미지근한 맥주 한 병을 시켰는데, 광장 주위로 펼쳐진 안데스 산맥의 장엄함이 안주 그 자체였다. 이런 걸 보고 뷰 맛집이라고 하는구나.

 

기차 시간이 되어 슬슬 기차역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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